디자이너가 사용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파악하려면 사용성 테스트, 사용자 리서치, 웹 분석 등 몇 가지 툴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대조차 하지 않은 시점에서 사용자가 해답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이 해답은 디자이너가 인식하는 사용자의 정체성, 행동 방식의 틀을 빗나가거나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개념에 정반대되는 것일 수도 있다.
사용자는 타인이고, 타인은 항상 예상대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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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상황에 효과적이라고 해서 다른 상황에도 동일할 것으로 가정하지 마십시오.
UX 디자이너로서 활동해 오면서, 필자의 경우 검증되고, 지속적으로 적용 가능하며, 사용성이 뛰어난 디자인 패턴에 주로 의지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무엇보다도 양식 필드나 탭을 새로 만드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지는데 그 이유는 수년에 걸친 웹에 관한 사용성 리서치 덕분에 무엇이 효과적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것은 상황입니다. 인터넷에서 주류가 된 동일한 구식 패턴을 사용하여 운전자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디자인을 제공하는 경우 상황은 특히나 중요합니다.
휴대전화의 기능을 능숙하게 찾을 줄 아는 사용자의 경우, 2톤 차량이 탈선하지 않게 운전에 집중할 때와 같은 고도의 집중력으로 동일한 패턴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겉으로 성공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이 사용성 테스트에서 기대 이하인 것을 보면, 새로운 상황을 디자인할 때 사용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패턴이라는 확실한 가정일지라도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밀리 마후드 보우먼(Emily Mahood Bowman), 제너럴 모터스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아닙니다. 관찰하고 공감하되 사용자를 진정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고객지원 팀이 브라우저에서 사용자에게 “뒤로 가기” 버튼을 가르쳐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고객에 대한 생각을 전면적으로 바꿔야만 했습니다. 사용자들은 뒤로 가기 버튼이 있는 줄도 몰랐던 것입니다. 우리의 주요 사용자가 자신의 도메인과 조직에 상당히 많은 지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도 제가 사용하는 방식과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해도 저는 미국 오클라호마 출신의 중상층 백인 남성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용자는 저의 입장이 아닙니다. 그들은 여성, 유색인종, 장애우이거나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일 수도 있으며 부유하거나 빈곤할 수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잊고 있다면 공감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공감한다고 생각한다면 자신만의 가정에 몰입한 결과입니다. 우리는 페르소나를 만들어 상황에 맞는 질의를 수행하고 가능한 모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페르소나를 우리가 써야 할 가면으로 취급하는 순간, 공감한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이는 공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가면을 쓴 채 변함없이 우리의 개인적인 경험, 편견, 사회적 및 경제적 특권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리서치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정체성에 대한 편견과 가정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편견과 가정을 정면으로 직시할 때 비로소 관찰은 공감으로 변합니다.
딜런 윌뱅크스(Dylan Wilbanks), 인티그리스 UX 디렉터
사용자 행동 이면의 감정까지 디자인하십시오.
우리 모두 정도는 다르지만 “이번 주에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동해야지”라고 말해놓고 좌절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새해 결심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러나 여타의 이유로 잘해봐야 한 주에 2~3회 정도 운동하는 데 그쳤을 것입니다.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필자는 사용자의 태도와는 별개로 실제 행동을 파악하고는 새삼 놀랐는데, 사용자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태도와는 다른 행동으로 이끄는 새로운 “태도”를 포착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더욱 심도 있게 살펴보니, 사용자는 철저하게 감정에 기반한 태도가 아닌 자신의 논리에 기반한 태도를 보여줬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팀이 사용자의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감정에 기반한 태도를 디자인하게 된 이유입니다. 결론적으로, 사용자의 행동 유도를 위한 디자인 개념을 초월하여 기능적인 측면은 물론 기쁨의 감정까지도 선사하는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것입니다.
소피아 M 칸(Sofia M. Khan), 제너럴 어셈블리 디자인 스튜디오 컨설턴트 겸 UX 강사
헨리 포드가 한 질문은 틀렸습니다.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면 더 빠른 말(馬)이라고 대답할 것”으로 단언했던 헨리 포드(Henry Ford)의 언급은 세상을 바꿀 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고독하고 개인적인 경험으로서 디자인 혁신의 당위성을 논할 때 아마도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구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용자와의 작업 경험이 필자에게 이 인용구가 현실과는 정반대라는 점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사용자와의 작업 경험을 통해 볼 때 포드가 던진 질문은 틀렸으며, 이해가 결여된 것으로 제대로 된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사용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기보다 무엇을 원하는지를 묻는 것은 기본적으로 결함이 있는 접근 방식입니다. 공감에 필요한 공동의 시간과 관심을 유지하면서 사용자의 행동을 조사해보면, 사용자가 자신이 원한다고 대답한 것과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나타내는 행동은 정반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동기, 좌절, 염려 및 생각 등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몫입니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아니라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해야 순간의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인 취향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우수한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일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경험은 기술이 아니라 감정의 산물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술과 제품은 상품화될 수 있지만 경험이라는 것은 그런 차원이 아닙니다.
스콧 포셰이(Scott Forshay), IBM 모빌리티 및 신생 기술 부문 선임 전략가
사용자의 입장이 항상 디자이너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필자는 몇 년 전 이벤트 발견 앱인 클러스터(Clustur)를 비롯하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몇 차례 수행한 바 있습니다. 인근의 지역 이벤트를 찾아주는 서비스는 수없이 많지만 대학생들은 다른 일반인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으므로 클러스터 앱은 대학생이라는 특정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특정한 목표 때문에 다른 이벤트 발견 앱과는 달라야 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 경험이 제품의 사용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작업 중인 프로젝트가 100%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지 마십시오. 그러다가는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솔루션에 따라 개발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리서치와 인구 통계 정보를 바탕으로 가정은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삶을 직접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공감은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훌륭한 역량입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용자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안드레 타쿠얀(Andre Tacuyan),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 UX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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